2천 제곱미터가 훌쩍 넘는 경기도 시흥시 매화동의 토지.
한편에 채소가 조금 심겨있고 온통 흙더미입니다.
지난 1월 8일 LH 직원 A 씨가 지인 3명과 함께 사들인 밭입니다.
전 주인이 지난해 심어 놓은 마늘과 배추, 시금치가 이렇게 남아있습니다.
나머지 땅은 보시면, 아직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.
16억 원에 팔린 이 농지는 신도시 확정 지역과 2k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.
[부동산 관계자 : 평당 250만 원에 나왔었어요. 물건이 나왔는데 땅 모양이 안 좋아서…. 그 사람도 뭐 목적이 있으니까 그걸 샀겠지 투자로 해서….]
A 씨가 부인, 지인 등과 함께 광명·시흥 신도시 지역에만 사들인 필지는 48억 4천여만 원어치.
전문가들은 A 씨가 신도시 조성이 끝난 뒤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.
보상액이 제한되는 신도시보다 민간개발업자들이 달려드는 외곽이 사실상 수익성이 좋다는 것을 아는 이른바 '부동산 타짜'라는 겁니다.
[심교언 /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: 경계 밖이 훨씬 가격 상승률이 높아요. 분당과 일산을 보면 그 땅을 가진 사람들은 다 뺏겼지만 바로 옆에 땅 가진 사람들은 어마어마하게 대박났어요.]
A 씨가 매화동의 땅을 매매한 건 신도시 발표 한 달여 전.
당시 LH는 정부와 신도시 계획을 내부적으로 확정 짓고, 지자체와 협의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극소수만이 신도시 개발지역 경계를 알던 시기, 바로 인근 '노른자' 땅에까지 손을 뻗은 겁니다.
[최광석 / 부동산 전문 변호사 : 핵심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했느냐는 부분인데 내부정보가 없이는 신도시 지정구역 인접한 땅을 비슷한 시기에 취득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….]
땅 지분을 가지기 위해 매입 금액의 90% 가까이 대출도 받았습니다.
과감한 걸 넘어 심하게 무리한 투자의 배경엔 내부 정보 유출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.
취재기자: 김다연
촬영기자: 김광현
영상편집: 정태우
자막뉴스: 박해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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